남자친구와 헤어졌다

2024. 6. 11. 12:21연애

9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이별했다.

그의 핑계는 집에서 주선해준 여자와의 만남이라지만, 결혼과 관련된 글귀를 모으고 미래를 꿈꾸는 그의 모습을 보며 깊은 관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만나는 사람이 있냐는 내 질문에 그는 나를 스스로 의심으로 좀먹고 있는 안타까운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그 다음 날 다시 물으니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내가 용서한다고 하자 모든 것을 다 정리했다 말했다. 오늘은 자신이 힘드니 내일 연락하자는 말을 하고 비밀 계정을 만들어 그 사람과 연애를 이어갔다. 그리고 아침이 밝자 나에게 자신을 받아줄 수 있냐며 물었다. 

 

"이미 끝난 일이라면 미련을 두지 말고, 차라리 빌려간 돈이나 갚으라 해. 
지금 이 순간, 신뢰가 깨져 더 이상 관계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야"

 

풍선터지듯이 어딘가에는 말을 해야 숨을 쉴 거 같아 친구에게 말을 했을때, 친구는 내가 걱정된다며 연애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내가 느끼는 아픔과 혼란이 당연한거라고 하지만 단호해야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애를 이어가는 것을 보며 내가 느꼈을 배신감이 얼마나 컸을지 얘기를 했지만 이제 나를 위해서라도 끝낼 때가 왔다는 말에 나는 끝끝내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고, 그 사과를 받아야할 것만 같고, 눈앞에 신기루 처럼 느껴지는 뭔가의 타이밍을 놓친 것 같았다.

 

모든 것이 현실감이 없고, 그저 속상하고 화가 나서 스스로 판단하는게 힘들었다. 남자친구가 모든것을 사과하겠다며 제주도로 오겠다는 말에 오후 반차를 쓰고는 이게 맞는지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묻듯이 친구에게 상황을 말했다. 

 "남자친구가 제주도에 온다고 한 것은 진정성이 없는 행동이야. 
이미 그 타이밍은 지나갔고, 얼굴을 보면 동정심만 자극되어 흐지부지 넘어가게 될 거야"

 

친구는 나에게 감정 소모를 멈추고, 깨끗하게 정리하라고 권유했다. 계속 의심과 불신 속에서 괴로워할 것을 염려하며,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해주었다.

 

네가 제주도에 와서 나를 만나 사과를 하더라도 그 여자와는 헤어지면 좋겠다는 말에 그 사람은 비행기표를 취소했다. 

연애는 쓰디쓴 끝을 맞았다. 도저히 모니터를 쳐다볼 수 없어서 병원에 가겠다며 휴가를 쓰고 근처 공원을 서성거리면서 코가 막혀 숨을 못 쉴 때까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기만 했다. 

 

며칠 푹 자고나서 친구의 조언을 생각해보니 그 조언과 충고가 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 사랑은 기브앤테이크야.
하지만 그 기준은 마음에 있지, 돈이나 젊음이 아니야. 
지금부터는 감정 소모를 멈추고, 스스로를 아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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